현리비
玄鯉飛
능력치
雅名:오운(烏雲) | 女 | 12세 | 144cm | 38kg
눈치가 밥 먹여주나? 근데 난 먹여주더라고.
멀리서 보면 숯덩어리 하나가 휘적휘적 걸어 다니는 것처럼 보일 만큼 까맣고 때깔 없는 모습이다. 그 인상에 8할은 일조할듯한 새카맣고 윤기 없이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나머지 1할은 어두운 피부 빛일 것이며, 1할은 특유의 분위기일 것이다. 처진 눈썹과 처진 눈초리, 거기에 무꺼풀인 눈. 그곳에 박힌 밝은 청회색의 눈동자가 오묘하게 빛나고, 왼쪽 눈 아래에 점 하나가 있다. 입꼬리가 올라가 웃는 인상이다.
성격
性格
감각이 예민하여 사람과 상황을 파악하는 눈치가 빠르다. 잔머리가 어찌나 잘 굴러가는지 치고 빠지는 솜씨가 일품이다. 쥐방울만한 게 행동이 약고 빨라 손에 잡히지 않는 물고기같다. 누군가에겐 얄미워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본인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모습. 모든 건 다 생존을 위한 밑밥이라 말하며, 필요하다면 을의 역할도 착실하게 행한다. 자존심 굽히는 것을 수치스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이득을 취하는 것을 즐기는 편. 물론 대가 없는 호의는 더 좋고.
남들에게 잘 붙고 치근덕대며 어린 것이 벌써 알랑방귀도 뻔뻔하게 잘 뀌는 터. 특히나 제게 득이 되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거머리처럼 들러붙는다. 올라간 입꼬리, 어디서나 실실 잘 웃는 얼굴을 달고서 호의와 악의를 구분하지 않고 드나든다. 와중에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도망가기를 잘한다. 때문에 귀엽게 봐주려해도 참 약아보인다.
종종 뜬금 없는 말과 행동을 행하기도 하고,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어디론가 튀어나가기도 한다. 흥이 많은 탓에 기분 좋으면 콧노래를 부르기도. 이토록 즉흥적이고 산만한 면모를 보이나 순식간에 쥐죽은 듯 돌변할 줄도 안다. 어찌됐건 본인에게 화가 돌아오는 건 싫기에 눈칫밥 먹는 건 일도 아니리라. 그러나 이래봬도 하고자 마음 먹은 것에는 꽤나 순수한 의도로 임한다. 계기가 무엇이든 일단 달려나갔다면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물론 볼 장 다 봤으면 끝.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기타
其他
입문 기간 | 2년 3개월
가문 |
현리가장(玄鯉家莊). 운남의 난판강 상류에 위치한 가문. 가훈은 천리소상(千里遡上) - 끝없이 거슬러 올라가라. 상징은 검은 잉어. 정통성은 있으나 유명세와는 거리가 먼 작은 규모의 가문. 가진 역사에 비해 이름을 알린 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인물이 없다. 결속력이 좋으며 등을 찔리더라도 앞만 보고 정진하는 것이 주된 가풍이다. 다소 융통성은 없으나 독하고 저돌적인 성향의 무림인들을 배출해냈다는 것이 세간의 평. 가주 현리장(玄鯉將)이 이끌어가고 있다. 현리장은 유난히 강압적인 인물로, 지금의 가문은 그로 인해 전보다 활기가 줄고 딱딱한 분위기라 할 수 있겠다.
출생 |
12년 전, 현리장의 여동생이었던 현리주(玄鯉珠)와 이름 모를 무림인이 외도하여 현리비를 낳았다.
그의 양친은 가문이 한바탕 뒤집어질 정도로 세기의 사랑을 하고서는 비만 달랑 남겨두고 떠났다고 전해진다. 정통성을 중시하는 가풍 안에서 끔찍이 아끼던 동생과 출신이 불분명한 내연남의 딸로 태어났으니, 가주의 눈에 얼마나 거슬리겠는가. 게다가 자랄수록 비는 여러 방면에서 튀는 아이라 별거 아닌 일에도 트집 잡히기 딱 좋았다. 눈칫밥 먹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아명 |
오운(烏雲). 먹구름을 뜻하는 아명은 모친인 현리주가 그를 잉태했을 적에 지은 것이다. 회임한 사실을 알게된 날, 유독 먹구름이 잔뜩 끼었던 하늘을 보며 즉흥적으로 지은 것이다 하는 얘기가 전해진다. 본명인 비(飛)와 더불어, 양친이 널 버리고 구름 타고 날아갔다 하여 조롱받곤 했다. 가문 내에선 아명으로 더 자주 불렸으나 본명이든 아명이든 조롱의 의미가 강했다.
입문 |
현리비는 타고나길 행동이 빠르고 흡수력이 뛰어났다. 혼자 배척당하는 분위기 속에서, 수련하는 식솔들을 어깨너머로 보곤 심심할 때 따라해보곤 했다. 현리명(玄鯉明)은 현리가장의 젊은 인물 중에 가장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내다.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난 그는 현리비의 재능을 일찌감치 깨달아 문파 입문을 권했다. 비는 괜히 나섰다가 또 가주의 눈에 띄어 뼈도 못 추릴까 한사코 거절했으나, 매일 식은 밥이 아닌 따뜻한 밥을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다고 구슬리자 재빨리 태도를 바꿨다. 과연, 고된 수련으로 뼈도 못 추리게 된 건 마찬가지였으나 땀 흘린 뒤에 먹는 밥맛은 일품이었다. 집안에 박혀있는 생활에서 수련장에 박혀있는 생활로 바뀌었으나 나쁘지 않았다. 이곳은 좁은 방안보다 넓었으며 할일도 훨씬 많았다.
스승 |
백옥무하 연악(白玉無瑕 淵嶽). 번듯한 가문 없이 천애고아로 자랐으나, 점창파 입문 후에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 이름을 알린 여인. 사람들은 그의 온화하고 고운 성정과 빈틈을 주지 않는 무공을 아울러 백옥무하(흰 옥이 흠이 없다는 뜻으로, 결점이 전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라 칭했다. 현리비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비무대회 참가를 권했다.
동경하는 것 |
고개를 숙이고 지내는 것에 익숙했던 그는 자신과는 반대로 고귀하게 태어나 품위를 지닌 사람을 동경해왔다. 억지로 강물을 거슬러 갈 필요 없이 언제나 위에 있었던 사람, 숙이지 않는 고고함과 꺾이지 않는 힘을 동시에 지닌 사람을 보며 남몰래 부러워하고 설레는 것. 그건 사소하지만 여운이 짙은 그만의 즐거움이다.
關係
관계
견리망의 |
"그게 아닙니다! 사형께서 절 모함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두사람 다 장난기가 다분하다는 점이 일맥상통하여 자잘한 사고들을 치고 돌아다니기를 좋아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맡은 허드렛일을 몰아주는 내기를 하였다가 멀쩡한 수련도구를 부숴먹어버렸으니, 사부들께 아주 제대로 혼이 났던것. 당시에 조금이라도 혼이 덜 나고자 서로에게 잘못을 떠넘기기 바빴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의가 상해 원수가 되었다. 죽마고우처럼 장난질을 일삼았던 과거의 영광은 어디 가고, 이제는 만났다하면 서로에게 빈정대며 까내리기 일쑤다.
왁자지껄 수련생들 |
"오늘의 교습비는 다과 한 접시요."
굉장히 씩씩한 사매가 들어왔구나, 하는 감상과 함께 벌로 보고 넘겼는데 어느날 찾아와서는 대련을 부탁하지 뭔가. 잔머리는 굴릴 줄 알아도 정석대로 수련하는 요령은 꽝이었던 비는 대충 아무말로 때우며 적당히 합만 몇 번 맞춰주었다. 물론 수련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로 말이다. 그런데 어쩐지 소화는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에도 관심을 보이는 듯 한데- 이러면 장난기가 도질 수 밖에. 정말로 명상하는 척 하면서 자는 법이 궁금한거요? 그때부터 음흉한 웃음으로 시작된 아무말 교습. 게다가 소화 혼자서도 재잘재잘 잘 떠들어주니 마침 적적한 시간 때우기에도 좋을 터. 그래, 좋소. 다음번엔 주전부리를 가져오면 내 더 좋은 걸 알려주겠소.
대장과 오른팔 |
"분부대로 합죠."
장난치길 좋아하고, 어디론가 쏘다니기 바쁜 게 꼭 나랑 닮은 것도 같으나.. 이건 본능이 말해주고 있다. 저 자는 분명 나보다 한 수 위일 것이리라. 또래보다 덩치가 큰 것도 모자라 호전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탐유에게서 본능적으로 어떤 위압감을 느낀 비는, 그가 무어라 하기도 전에 알아서 숙이고 들어가기를 자처했다. 본래 객기란 상대를 봐가면서 부려야하는 법. 혹시 모르지 않나. 그에게 굽신거리면 떡고물이라도 줄지. 그쪽이 자신에게 훨씬 이득이라 판단한 비는 탐유의 오른팔과 같은 상태로 같이 쏘다니며 어울리게 되었다. 그랬더니 은근슬쩍 저를 챙겨주는 탐유의 반응이 썩 마음에 들었더라.
대식가들 |
"맛있는 건 온종일도 먹을 수 있소!"
유독 먹는 것에 한이 서린 비는 남들보다 더 많이, 더 오래 밥그릇을 붙잡는 편이었다. 그러던 중 여럿이서 함께 식사를 하게되었던 날, 자기처럼 마지막까지 남아 알차게 밥을 먹는 류하를 발견하게 되었고 대식가로서의 안면을 트게 되었다. 이렇게나 복스럽게 먹다니, 정말 된 사람이군! 동기임에도 성격이 천차만별인 탓에 친해질 계기가 없었던 둘은 그날을 계기로 종종 함께 밥을 먹는 벗이 되었다. 뭐든지 허겁지겁 먹는 비에게 류하는 차근차근 음식의 맛을 알려주며 더 맛있는 것도 추천해주었고, 비는 그 덕분에 음식맛의 신세계를 깨달아가는 중이다.
표리부동 |
"그리 쳐다보아도 난 줄 게 없소."
살기 위해선 자존심 굽혀가며 약한 척, 착한 척 등 온갖 척은 다해본 비에게 하량의 가식이 먹히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서로의 닮은 점에 잠깐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손해보며 잘해줄 이유는 없지. 남들과 같은 태도로 대하고는 있으나, 하량의 눈에 보이는 어리광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며, 그가 자신을 불편해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아랑곳 않는다.
